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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가 트렌드를 만든다? MZ세대가 열광하는 이유

by ohmoney 2025. 5. 13.

“가성비를 넘어 갬성비”

  ‘필요해서’ 다이소에 가는 사람도 있지만, 요즘 MZ세대는 ‘놀고 싶어서’ 다이소에 간다. 과거의 다이소는 단지 생필품을 저렴하게 파는 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의 다이소는 다르다. 인테리어 소품, 감성 문구, 한정판 시즌 굿즈 등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공간으로 진화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다이소 구경은 취미”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갈 정도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는 ‘다이소 하울’ 영상이 인기 콘텐츠로 떠오르고, 유튜브에는 “다이소 신상 털이” 콘텐츠가 넘쳐난다. 도대체 왜 MZ세대는 이토록 다이소에 열광하는 걸까?

이 글에서는 단순한 소비 트렌드를 넘어, MZ세대와 다이소가 어떻게 서로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그리고 다이소가 어떻게 유통업계의 트렌드 세터로 부상했는지 그 배경을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다이소가 트렌드를 만든다? MZ세대가 열광하는 이유

 

1. 일상에서 ‘작은 즐거움’을 찾는 세대: 감성 소비의 시대

MZ세대는 단순히 ‘필요’를 기준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감정과 취향, 공유의 재미가 소비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들에게 다이소는 그 모든 걸 충족시키는 놀이터다.

* 다이소 = 소확행 + 콘텐츠

 다이소는 대표적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간이다. 1~5천 원대의 부담 없는 가격으로 귀여운 스티커, 포스터, 다이어리, 마스킹 테이프 등 감성 문구나 인테리어 소품을 구입할 수 있다. 저렴하지만 디자인 감각은 뛰어나 ‘비싼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점이 포인트다.

게다가 제품을 구입하고 난 뒤, 이를 찍어 SNS에 공유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인스타그램에는 #다이소추천, #다이소템 해시태그가 수십만 건 이상 쌓여 있고, 다이소에서 산 제품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여주는 콘텐츠도 유행이다. 결국 소비가 콘텐츠가 되고, 콘텐츠가 또 소비를 부른다.

* DIY 문화와 감성소품의 만남

 다이소는 ‘셀프 인테리어’나 ‘미니멀 라이프’와도 맞닿아 있다. 자취방이나 원룸을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싶은 20~30대에게 다이소는 비용 부담 없이 공간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계절별로 출시되는 조명, 벽걸이용 데코, 미니 가습기, 수납 트레이 등은 인테리어에 관심 많은 MZ세대에게 꾸준히 인기다.

 

2. ‘싼 게 비지떡’은 옛말: 트렌드를 읽는 기획력

다이소가 MZ세대의 사랑을 받는 진짜 이유는 단지 ‘싸서’가 아니다. 오히려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고, 유행을 끌어오는 기획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 시즌 한정 제품으로 ‘희소성’ 자극

 다이소는 명절, 크리스마스, 할로윈, 입학 시즌 등 시즌별 이벤트 제품을 매해 새롭게 기획한다. 이들 상품은 소량 제작되며, 한정 기간에만 판매되기에 자연스럽게 ‘한정판’ 심리를 자극한다. MZ세대는 이 희소성에 열광하고, 이를 인증하기 위해 다시 SNS를 활용한다.

예를 들어, 다이소에서만 구할 수 있는 귀여운 산타 양말이나 토끼 이어 헤어밴드는 온라인에서 ‘조기 품절템’이 되며, 출시일만 기다리는 팬층도 생긴다. 이는 명품 한정판 열풍과도 비슷한 소비 패턴으로, 저가 브랜드지만 소비자 감정을 자극하는 고가 브랜드의 전략을 영리하게 흡수한 사례다.

* 컬래버레이션도 영리하게

 최근 다이소는 인기 캐릭터 브랜드(예: 카카오프렌즈, BT21 등)와 협업하거나, 자체 디자인팀을 통해 독창적인 상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이런 제품은 단순한 물건이 아닌, **‘다이소에서만 살 수 있는 굿즈’**로 인식되며, 팬층을 형성한다. 제품 하나하나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수단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감각은 단순히 제품을 잘 만드는 것을 넘어서, 문화 트렌드를 캐치하고, 그것을 누구보다 빠르게 반영해내는 ‘생활형 콘텐츠 제작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3. ‘생활용품점’에서 ‘문화공간’으로: 오프라인 경험의 힘

요즘 MZ세대는 온라인으로 거의 모든 것을 살 수 있지만, 여전히 다이소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체험하는 매장, 탐험하는 소비

 다이소 매장은 일방적인 판매 공간이 아니다. 진열 방식 자체가 일종의 테마형 전시 공간처럼 구성돼 있다. 예를 들어 ‘여름 홈캉스 존’, ‘책상 꾸미기 존’, ‘캠핑 소품 모음’처럼 상황 중심의 소비 제안을 통해 고객이 상상하고 탐색하게 만든다.

이런 배치 방식은 MZ세대에게 쇼핑 그 자체를 일종의 체험이자 힐링의 시간으로 바꿔준다. “그냥 구경만 하러 갔다가 몇 만 원 썼다”는 말이 공감대를 얻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한, 다이소는 제품 교체 주기가 짧아 ‘갈 때마다 신상이 있는 매장’으로 인식된다. 이로 인해 오프라인 방문 자체가 일종의 트렌드 확인 루틴이 된 것이다.

* 온라인 피드백 → 오프라인 반영

 흥미로운 점은 다이소가 온라인에서의 반응을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고객의 후기, 인플루언서의 언급, 인기 유튜브 콘텐츠 등을 모니터링해 해당 제품을 리패키징하거나, 관련 제품군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피드백을 매장에 신속히 반영한다.

즉, MZ세대가 만든 트렌드가 다시 다이소 제품에 반영되고, 그것이 또다시 다음 트렌드를 만든다. 이 선순환 구조는 다이소를 고정된 유통매장이 아닌, 움직이는 문화 허브로 진화시키는 동력이다.

 

MZ세대가 만든 브랜드, 다이소가 이끄는 문화

 다이소는 더 이상 ‘저렴한 생필품 매장’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가성비를 넘어 감성과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가 만든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이다. 1천 원의 소비로 시작되지만, 그 안에는 감각적인 디자인, 희소성 있는 콘셉트, SNS 공유가 가능한 콘텐츠 요소가 결합돼 있다.

이처럼 다이소는 MZ세대와 함께 유통을 넘어 문화 트렌드를 만들고 있으며, 단순히 수익을 넘어서 ‘브랜드의 감정적 연결’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 오늘날의 다이소는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취향과 경험, 생활의 영감을 파는 플랫폼이 되었다. 진짜 트렌드는 이제 백화점이나 해외 명품이 아니라, 우리 동네 다이소 진열대에 있는지도 모른다.